1

연회장에 전시된 행운의 펜던트가 사라졌다. 사람들은 감쪽같은 범행을 보고서 괴도의 소행이라 불렀지. 지금부터 나는 탐정으로써 그 녀석을 찾아낼 것이다. 그것이 내가 받은 '초대'의 진짜 의미니까.

우선 용의자를 특정해야 한다. 당연히 괴도는 용의주도하게 흔적을 지워둔 상태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이를 숨기는 건 어려운 법. 비록 정확하진 않지만, 범행 순간의 목격자가 여럿 있었으니. 그들의 증언을 통해 괴도의 인상착의를 알아낼 수 있었다.

모자를 쓰고 있다.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고 있다. 머리카락과 복장이 바람에 흩날렸다. 붉은 빛의 장신구를 착용하고 있다...

익숙했다. 다른 미제 사건에서도 동일 인물의 소행이 있었다. 그때는 단서가 부족해 괴도를 놓치고 말았지만... 이번엔 반드시 추적에 성공할 것이다.

2

이곳 아모리스의 중심부에는 네모난 시계탑이 있다. 그리고 그 동쪽에는 그보다 거대한 연회장이 위치해있지. 거기가 이 도시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던가.

조사 결과, 괴도의 흔적은 시계탑에서 시작해 연회장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범행을 저지른 이후 도주 경로는... 이리저리 복잡하게 꼬여있었다. 마치 미로처럼.

시계탑에서 시작해 괴도의 흔적을 쫓아간다면, 그 녀석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3

단서를 쫓아, 결국 괴도의 은신처까지 도착했다. 이런 구석진 곳에 숨어있을 줄이야. 처음 연회의 주최자에게서 의뢰를 받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는데 이렇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 이상, 탐정의 이름을 걸고서 성공적으로 일을 끝내야겠지.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불빛 하나 없이 어두운 내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어둠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어 기뻐. 시엘." 익숙한 울림, 틀림없는 괴도의 목소리였다.

"펜던트를 되찾고 싶은거지?" 그 말에 나는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자격'을 증명해봐." 괴도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여전히 그 속내를 알 수 없었다.

4

'자격'의 증명.

괴도는 몇 달 전 만났을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그건 바로 자신과 펼치는 내기에서 이기는 것. 지난 번엔 내기도 지고, 괴도도 간발의 차로 놓치고 말았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인원을 데리고서 괴도를 몰아세우려 했지만,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단 눈치였지.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다. 저 괴도에겐 쪽수 따윈 중요하지 않단 걸 깨달았으니까. 내가 혼자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그 이유였다. 그 녀석이 자격 증명에 이렇게까지 집착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펜던트를 되찾는데 그게 필요하다면야, 한번 더 장단을 맞춰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