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가 광학적 한계야. 더 이상 선명하게는 촬영 불가능할 것 같은데.”
우주선 외부 카메라의 조작계에 손을 올린 채 파인더에 눈을 댄 에리카가 중얼거렸다. 대원들의 눈앞에는 저 멀리, 아직 수십 광년이나 떨어진 상태임에도 우주선 창 밖을 가득 채울 정도로 거대한, 주계열성인지 블랙홀인지 정체 모를 천체가 드리워져 있었다.
뒷좌석에 앉은 채 내내 입을 다물고 있던 플루토가 입을 열었다.
“더 가까이서 찍으면 안 되는거야?”
“여기가 탈출 안정권 끝자락이야. 여기서 더 접근했다가 우주선 출력이라도 불안정해진다면 중력권 탈출을 장담할 수 없어.”
“에이…… 스텔라, 어떻게 안 돼?”
“에리카 말 들어, 플루토.”
플루토의 머리를 짚으며 스텔라가 말했다. 스텔라가 제 머리카락으로 손장난하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플루토는 에피카에 더 가까이 접근해야만 하는 이유를 논리정연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럼 나 혼자라도 갈게. 잘 있어, 얘들아.”
“플루토, 잠깐만? 그거 열려는 건 아니지?”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비상 탈출 해치의 레버를 손에 쥔 채 스텔라를 응시하는 플루토의 눈은 한없이 이성적이고 차가운 눈빛을 띄고 있었다.
“열 수 있어!!”
“진정해, 플루토.”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열 수 있어!!!!!!”